[2012 Best Drama 1] 뉴스룸 The News Room the drama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bell입니다. 대기업을 그만둔 이후 프리랜서 에디터로 좀 여유로운 삶(말은 이렇지만 뭐 실상 백수지요)을 살고 있습니다. 이 참에 얼음집에 포스팅도 할 겸, 벌써 저물어가는 2012년의 미드 혹은 영드 주관적 베스트 작품을 꼽아보려 합니다. 자, 그럼 이제 시작하겠습니다. 

네. 맞습니다. belle이 올해 최고의 드라마 중 하나로 꼽는데 주저함이 없는 <뉴스룸>입니다. HBO가 상반기 <왕좌의 게임> 시즌2를 종영하고 야심차게 만들어낸, 케이블 뉴스 채널의 이야기지요. 이 드라마의 첫 시작은 꽤나 흥미롭습니다. 뭐랄까요? 미국 대통령 시즌과도 맞딱트려있었고, 또 언제나 귀에 못이 박히도록 보수 할리우드를 통해 들어왔던 '위대한 나라, 미국'에 대한 전복이었지요. "미국은 더 이상 위대한 나라가 아니다"로 시작되는 이 말도 안되는 주장은 예상외로 엄청난 흡인력을 가집니다. 그렇잖아요. 우리도 미국이 더 이상 이상향의 나라가 아님을 익히 알고 있잖아요. 그러니 <뉴스룸>의 이 선언은 뻔하면서도, 보수적인 HBO가 대체 어떻게 내러티브를 끌어갈까라는 호기심 백만배 상승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엄청난 '뻥'에 실제성 혹은 진정성을 불어넣은 것은 크리에이터 애론 소킨이라는 거인이었습니다. 사실 belle은 애론 소킨의 위대한 백악관 이야기 <웨스트 윙>의 전 시즌을 몹시도 사랑해온 열혈 추종자였습니다. 이 드라마를 보며 한국의 대통령에게도 저렇게 열성적이면서도 크리에이티브한 스태프들이 있다면 이 나라가 어찌될까라는 환상을 품기도 했었죠. 참, 애론 소킨은 데이빗 핀쳐가 만든 영화 <소셜 네트워크>의 각본가이기도 합니다. 각설하고 그 애론 소킨이 만들어낸 새로운 창조물 <뉴스물>은 과연 그 답게 엄청난 대사량(숨 쉴틈 없이 프레임 속의 모든 캐릭터들이 자신들의 대사를 기관총처럼 쏟아냅니다), 현실적인 정치 시각(물론 이 드라마는 엄청난 공화당 팬덤 드라마입니다. 그럼에도 애론 소킨은 드라마를 통해 공화당이 어떻게 진보적으로 변해가야 하는가에 대한 가이드를 만들어냅니다), 깨알같은 캐릭터들의 잔재미를 통해 시즌 1의 10개 에피소드에 대한 흡인력을 향상시켜나갑니다. 특히 이야기의 틀을 만드는 에피소드 1과, 이후 오사마 빈 라덴 사살 뉴스를 다루는 에피소드에서는 할리우드적인 꽤 묵직한 감동도 있습니다. 

이런 애론 소킨의 메인 페르소나는 <뉴스룸>의 메인 캐릭터이자, 채널의 스타 앵커로 분한 제프 다니엘스란 배우입니다. 그는 신경질적이고, 이기적이면서도, 뚜렷한 정치적 주관을 가진, 더욱이 자신의 스태프를 깨알같이 챙기는 꽤 이상적인 리더십의 소유자로서 시즌 전체를 관통합니다. 그런데 말이죠. 제프 다니엘스의 최근 모습, 특히 <뉴스룸>을 접하면서 까마득하게 잊어버린 게 있어요. 이거 알만한 분들은 알겠지만, 또 이제서야 알면 까무러칠만한 소식이기도 한데요. 그럼 아래 사진을 먼저 보시죠. 

짜잔. 이게 무슨 사진(오른쪽이 제프 다니엘스입니다)인줄 아시겠죠? 그래요. 맞아요. <뉴스룸>의 멋쟁이 앵커 윌 맥어보이는 1994년작 <덤앤더머>의 바로 그 더머입니다. 전 사실 시즌1을 다 보고 나서야 이 사실을 확인했어요. 기절하는 줄 알았답니다. 이 영화 이후 제프 다니엘스는 코미디 영화는 물론 드라마에도 다수 출연하면서 연기파 배우로 명성을 쌓아가고 있었는데 말이죠. 그가 그 더머라니요. 정확히 제가 이걸 분명하게 안 건 우연히 <덤앤더머>의 속편 제작 소식 뉴스를 보면서에요. 너무 많이 닮은 거죠. 그 윌 맥어보이와요. 하하.

각설하고, <뉴스룸>은 메인 캐릭터의 재미 이외에도 애론 소킨 특유의 엄청난 잔재미들을 내재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웨스트윙>에서도 그랬듯, 작가는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에 섬세한 이야기를 부여합니다. 그래서 뉴스를 만들어가는 스태프들의 열정 이외에도 소소한 연애 이야기 등이 포함되어 있는 거죠. HBO는 롬니의 대선 승리를 염두에 두고 이런 드라마를 편성한 것 같기도 한데, 결과는 다시 한번 민주당의 승리로 돌아갔잖아요. 이런 속내가 조금 웃기면서도, 동시에 이 드라마는 실제와는 전혀 달리, 정치를 포함한 사회 이슈에 대한 저널의 접근 방식을 진지하게 보여주는 것 같아요. 10여년 동안 매체 기자로서 에디터로서 살아온 belle에게 마찬가지더군요. 얼마나 객관성을 담보한 주관적 글을 쓸 수 있고, 또 명확한 팩트가 밝혀지기까지 기다릴 줄 알아야하는, 함께 일하는 스태프를 어떻게 챙겨야 하는 가 등등의 배움을 준 드라마이기도 했습니다. 사실, 우리는 사실 확인조차 되지도 않은, 온라인 매체들의 헛된 속보 경쟁 속에서 쏟아져 나오는 뉴스를 뉴스로 받아들여왔잖아요. 이건 명백한 인식론적 오류일 거예요. 그리고 그들도 정신 차려야 해요. 보도자료를 긁거나 혹은 마구 뿌려대고 나서 나 몰라라하는 그런 비양심적인 행위들 말이죠. 그러고도 스스로를 기자 혹은 저널리스트라 칭할 수 있을까요? 명백히 자신의 입장을 공공히하고 현상을 읽어낼 때 진짜 저널리즘이 완성이 되는 것 아닐까요? 

쓸데 없이 이야기가 길어졌네요. <뉴스룸>은 아무튼 2012년 베스트 중의 베스트였습니다. 이 인기를 등에 업고 시즌2는 당연히 만들어질테구요. 2013년 6월에나 그 새로운 시즌이 돌아오겠죠. 학수고대하고 있습니다. 물론 4월에 먼저 시작될 HBO의 <왕좌의 게임> 시즌3도 먼저 기다려지요(이 드라마는 시즌1은 걸작이었는데 두 번째 시즌이 조금 방대해지면서 느슨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올해 베스트에는 넣지 않을 생각입니다). 윌 맥어보이, 어여 돌아오시기를!







덧글

  • h 2012/11/18 18:32 # 답글

    오호, 얼음집을 버리시는줄 알았는데 반가워요. 뉴스룸 몹시 끌려요. :-)
  • belle 2012/11/18 20:18 # 답글

    와...아직도 살고 계셨군요. 너무 반가워요 ^^ 앞으론 좀 자주 들락거릴라구요 ^^
  • Jetgirl 2012/11/19 21:18 # 답글

    정말 이 드라마 강추죠. ㅎㅎ 아론 소킨의 스튜디오 60도 엄청 좋아했는데, ^^ ㅎㅎㅎ 저도 이 드라마 감상을 올리고 싶네요.
  • belle 2012/11/20 00:41 # 답글

    아, 스튜디오60!!!!! 애론 소킨은 정말이지....엄청난 수다의 제왕인 듯 해요. ㅎㅎ.
  • blue303 2012/11/20 05:51 # 답글

    뉴스룸... 상당히 잘 만든 드라마이죠. 조금 아쉽다면 1편의 흡입력을 후속편들이 뛰어넘지 못한다는 점... 그래도 전반적으로 좋은 편이고 저도 개인적으로 2012의 best drama 라고 꼽고 있습니다.

    그런데 윌 매커보이가 드라마에서 공화당원으로 나오지만, 전반적인 정서는 아무래도 민주당쪽 아닌가 싶은데요. 작가가 너무 민주당쪽으로 치우쳐 보이지 않기 위해서 주인공은 공화당원으로 했거나, 아니면 공화당의 합리적인 변화를 바라고 드라마를 만든 것이 아닐가 생각합니다. 드라마 내용중에서 골수 공화당원들이 보면 뒷목 잡고 쓰러질 내용들이 많죠.

    그리고 제프 다니엘스의 변신.... 며칠 전에 TV에서 해주는 스피드 잠깐 보았는데 키아누 리브스의 동료로 나오는 제프 다니엘스를 보니 덤앤 더머와 뉴스룸의 중간 정도로 보이더군요.
  • belle 2012/11/20 13:58 # 답글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참, 맞아요. 첫화는 정말 뭔가로 머리를 땡 맞은 그런 느낌이었는데, 추후 에피소드들에서 그 흡인력을 보여주진 못했죠. 정말 제가 공화당원이었다면 말씀대로 혈압상승 했을 거에요. ^^
  • 머플리 2012/11/26 15:13 # 삭제 답글

    웨스트윙부터 스튜디오60, 대통령의 연인, 소셜네트워크, 머니볼에 이르기까지, 이 인간-애론 소킨-은 대체 뭘 먹고 자랐길래 이런 잡학다식에 감동까지 줄줄 컨트롤을 하나 싶은 사람이죠. 뉴스룸 검색하다 타고 들어와 댓글 하나 달아봅니다. ㅋ
    님 블로그 재밌네요 즐겨찾기 하나 해두어도 되겠죵? ^^
  • belle 2012/11/27 00:43 # 답글

    머플리// 물론입니다. 자주 뵐께요^^
댓글 입력 영역


Twitter